2012년 1월 31일 화요일

2011년 스페인 여행기(3) - 바르셀로나 보케리아 시장

오늘부터는 바르셀로나에서 경험한 먹거리 얘기를 할까 합니다.

바르셀로나로 대표되는 카탈루냐 지방은 -  여타 스페인 지역과는 확연히 차별되는 -
풍요로운 자연에서 수확된 다양하고 신선한 재료의 축복을 받은 미식의 도시입니다.
여기까지 왔다면 힘닿는 대로 최선을 다해서 먹고 즐기는건 의무라고 생각합니다.

먼저 갈 곳은 보케리아(Boqueria) 시장입니다. 
말이 필요없는 최고의 식재료 공급처로 잘 알려진  곳이죠. 
이른 아침부터 초저녁까지 상인, 현지인 그리고 관광객까지 합쳐져 북새통인 곳이죠.

잠시 시장 구경하겠습니다. 
시장의 입구는 람블라스 거리를 따라 북으로 올라가다보면 왼쪽에 있습니다. 
입구에는 워낙 사람들이 몰려있어 찾기는 무지 쉽습니다.
람블라스에서 바라본 시장 입구
여기부터 시장 탐험 시작입니다
식재료에 특화된 시장이다보니 시장의 규모가 그렇게 큰 것은 아닙니다.
우선 눈에 띄는건 햄을 파는 가게들.

그 중에 단연 이베리코산 하몽이 관심이 가는데 사이즈가 생각보다 큽니다.
이베리코 하몽
이곳이 지중해를 끼고 있는 도시라서 그런지 해산물이 차지하는 비중도 꽤 높았습니다. 
사실 잘 이해가 되지는 않았지만 해산물가게 앞에는 
손님보다도 사진을 찍으려는 관광객이 더 많아 보입니다.
관광객 때문에 장사 되겠나
신선해 보이나요
특색있었던 전경 중의 하나는 견과류 파는 가게입니다.
견과류 종류가 저렇게 많은 것도 놀랐지만 디스플레이가 눈길을 잡습니다.

진열해 한쪽에는 정체를 알 수 없는 뭔가가 있는데
마치 M&M 전시장 같은 필이 느껴집니다.
이게 뭘까
자, 이제 발길을 돌려 과일 가게로 향합니다.
보케리아 시장에서 좋았던 점 중 하나가 과일 가게 였습니다.
피로에 지친 여행객 입장에서 싸고 맛있는 과일을 보충할 수 있는 기회가 온 것이지요.
진열도 기술이다
색상이 예술입니다
과일 가게 옆에는 생과일 주스 가게가 나란히 있습니다.
이 또한 여행객에게는 축복이 아닐 수 없습니다.

가히 식재료 천국답지 않나요.
재료의 질도 질이지만 진열이나 배치하는 방식에 높은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시장안에는 (당연하게도) 끼니를 훌륭하게 때울 수 있는 먹거리 터가 곳곳에 있습니다. 
마침, 우리 숙소가 이곳과 가까이 있어서 오며 가며 애용을 했습니다. 

처음 소개할 곳은 이제는 너무 유명해진 피노초 바르(Pinotxo Bar). 
일명, 피노키오 아저씨네 가게 입니다.
전화받는 분이 쥔장
이 사진을 찍을 때는 좀 한가한 시간입니다. 
오전에는 어찌나 사람이 많은지 꼭 여기서 먹어야 하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유명세를 치루고 있었습니다. 

아래는 어찌 어찌 하여 겨우 한자리 잡고 이것 저것 먹다가 
얼떨결에 주문한 이름 모를 요리입니다.
콩이랑 꼴뚜기가 합체
[가격 정보]
밀크 커피: 1.50 유로 / 잔
초코렛 빵: 2.20 유로/개
흰콩 요리: 12.50 유로/접시

다음에 볼 곳은 해산물을 전문으로 하는 식당인데, 
문어 삶는 모습이 신기해서 구경하다가 자리에 앉게 되었습니다. 
Kiosko Universal 라는 이름의 가게입니다.
해산물 전문 타파스바
첫번째로 고른 음식은 바지락 조개 입니다.  
약간의 와인과 파슬리를 넣고 후따닥 조리해서 내놓습니다. 
우리에게 매우 익숙한 맛이긴 한데 좀 짭조름 합니다. 
그래서 바케트 빵을 시켜서 궁합을 맞췄습니다. 
그리고 싸구려 화이트 와인 한잔 추가.
바지락 조개 뒤에 방금 삶은 문어가 대기 중
싸구려 와인도 마신다
잠시 기다리니 드디어 문어 요리가 나옵니다. 
알맞게 삶아진 문어를 올리브유와 파프리카 가루와 소금으로 간을 맞춰 서빙합니다.
앞서 시킨 바게트 빵위에 올려서 화이트 와인 한잔과 먹고 있자니 여행 제대로 왔구나 하는 느낌이 팍팍 옵니다.
문어는 스페인말로 뿔뽀
여기서 중단했으면 좋았을 텐데
옆자리의 현지인이 너무 맛있게 먹는 바람에 우리도 시켜 봅니다.
맛조개 구이.


[가격 정보]
화이트 와인: 2.00 유로 / 잔
문어: 15.00 유로/접 시
맛조개 : 15.00 유로/접시
바지락: 10.00 유로/접시

확실히 시장 바닥에서 옆 사람과 어깨 부딪쳐 가며 하는 먹거리 체험은 살아있다는 느낌을 줍니다. 이런 체험을 위해서 전세계에서 관광객이 몰리는 것이지요.

관광 자원이라는게 뭐 거창한 그런게 아닐텐데...

이런 의미에서 눈앞의 개발 이익에 밀려 사라진 종로 피맛골이 생각이 납니다. 잘 가꾸면 세계적인 명소가 될 수 있었던 골목길 정취가 물씬 나는 피맛골이 그리워 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