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드리드에서 북쪽으로 2시간 30분 정도를 달려서 스페인의 대표적인 와인 산지 중 하나인 리베라 델 두에로(Ribera del Duero)에 도착합니다. 예약한 숙소는 이곳 한복판에 있는 Hacienda Abascal 호텔로서 Hacineda는 스페인 전역에 와인 호텔, 와인 리조트, 와인 빌리지, 와인 클럽 등 와인을 매개로 한 휴양 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http://haciendas-espana.com/)
이곳에서 네비게이션은 매우 요긴하긴 했지만, 처음에는 스페인 주소 체계를 몰라 혼선이 많았습니다. 가령, 우리가 예약한 호텔의 주소는 N-122 km 321.5 47360 Quintanilla de arriba, Valladolid 인데 아무리 머리를 굴려도 네비게이션에 입력할 수가 없었습니다. 특히, 앞부분 N-122 km 321.5 이 뭘 의미하는지 도통 짐작이 안가더군요.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N-122 번 도로의 321.5 Km 지점이라는 의미였습니다. 헐~
할 수 없이 우편번호 47360을 입력해서 근처까지 접근한 뒤 인근 마을을 뒤질 수밖에 없었는데, 그러던 중 멀리서 보이는 세르히 아롤라(Sergi Arola)의 입간판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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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갑다 친구야.. 아니 주방장님 |
여기가 우리 호텔이 있는 곳입니다. 입간판의 주인공인 세르히 아롤라는 마드리에 미슐랭 별2개 짜리 레스토랑과 바르셀로나에 타파스 전문점을 가지고 있는 스타 세프입니다. 근데 이 사람이 왜 여기에 있냐구요? 왜냐면 우리가 묵는 호텔에 이 사람이 운영하는 Durius River Cafe라는 캐쥬얼 식당이 있기 때문입니다.
드디어 호텔 도착입니다.
1층 출입구 앞 |
이곳은 객실수가 5개 밖에 안되는 소위 말하는 부티크 호텔입니다. 작지만 자체 와이너리도 가지고 있습니다. 높은 층고를 가진 건물 1층은 양조장과 셀러로 사용하고 있고, 2층엔 객실, 식당과 테이스팅 룸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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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체 소유의 포도밭입니다. 객실에서 이런 뷰가... |
3층에는 이쪽에서 살롱이라고 부르는 우리말로 뭐라해야 하나 - 사교장? 뭐 이런게 있습니다. 저희가 도착했을 때는 독일 부부 2쌍이 이곳에서 맥주를 마시고 있더군요.
객실에서 짐정리 하고 호텔 둘러보고 하니까 금방 9시가 됩니다. 불꺼진 식당이라 운영을 안하나 했는데 우리가 들어서니까 셋팅을 해주더군요. 워낙 조용하니까 귀곡산장 분위기가 살짝 들었습니다.![]() |
손님은 우리밖에.. |
정찬을 하기 보다는 자연식 위주의 가벼운 저녁을 하는 곳입니다. 비행기에서 이것 저것 먹은 것도 있고 해서 야채 모듬 샐러드, 마늘 스프, 유기농 피자 한판으로 허기를 채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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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자는 다 먹어치운 후 |
물론 이 집 와인 한병을 함께 주문했습니다. 템프라니요 품종의 크리시안급 와인입니다. 무난하게 먹기엔 좋더군요.